마블이 지난 15년간 캐릭터 하나하나를 브랜드의 목소리로 설계해왔다는 전략을 이미 살펴봤습니다.
이 전략은 배우, 캐릭터, 브랜드가 하나의 정체성을 공유하게 만들었고 마블을 ‘한 명의 스타’보다 ‘전하려는 메세지’가 강한 콘텐츠 브랜드로 성장시켰습니다.
하지만 페이즈 4부터 이 전략은 무너졌습니다.
디즈니+를 중심으로 너무 많은 프로젝트가 동시에 전개되었고 마블은 너무 많은 캐릭터에게, 너무 다양한 목소리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 했습니다.
브랜드는 중심을 잃었고, 관객은 “무엇을 봐야 할지, 무엇에 감정 이입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 역시 이를 인정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watching all the comic-book giant(Marvel)’s new TV shows and films had started to feel more like homework than entertainment.” (마블의 새로운 TV 시리즈와 영화들을 모두 챙겨보는 일이 어느새 즐거움보다는 숙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마블은 하나의 감정선으로 정리된 팀 서사를 꺼내듭니다.
그 시도가 바로 <썬더볼츠(2025)> 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오리지널 어벤져스는 하나의 팀이었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완전히 다른 캐릭터들이 임시로 모인 연합체였습니다.
각자의 철학, 상처, 신념이 뚜렷했기에 이 팀은 강했지만, 이 때문에 하나의 진정한 ‘팀’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시빌 워》는 그 긴장감이 폭발한 순간이었고 마블은 팀 내 갈등조차 브랜드 서사로 포용해내는데 성공했습니다.